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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_FUTURE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

클리오디자인이 바라보는 미래 모빌리티의 방향은 로우테크(Low-tech) 그리고 롱스테이(Long-stay) 입니다.

 

클리오디자인이 말하는 미래지향적 사고방식은, 흔히 상상하는 공상과학 같은 이미지와는 다릅니다. 모양을 바꾸고, 숨었다 나타나며, 하늘을 날고, 자동으로 마음을 읽고 반응하는 첨단 기술이 만들어내는, 마치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판타지적인 미래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과는 정반대의 방향을 지향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진짜 미래는 ‘로우테크’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로우테크가 미래일까요?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빠르게 하나의 정답에 수렴해야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정답에 몰두하기보다는, 여러 번 다시 시도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업데이트하며, 시간에 쫓기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움직이는 시대. 그런 시대일수록 더 깊이 있는 가치와 방향성을 추구할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빠르게 소비되는 기술이 아니라, 천천히 오래 머물 수 있는 롱스테이(Long-stay) 디자인입니다. 이는 단지 기술이 오래 간다는 뜻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 안에서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환경, 시스템, 철학을 의미합니다.

즉, 클리오디자인이 생각하는 미래는 기술을 단순화하고, 가치를 깊이 있게 유지하며, 자기의 속도대로 유연하게 흘러갈 수 있는 모빌리티 시스템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로우테크 – 롱스테이”라고 정의합니다.

02_Approach to FUTURE
미래를 만드는 방법

클리오디자인이 추구하는 미래의 방향, 즉 ‘로우테크 – 롱스테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오픈 프로세스(Open Process) 라는 개념에 주목합니다. 이 오픈 프로세스는 ‘공유(Share), 확장(Expand), 참여(Participate)’ 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먼저, 공유란 디자인 과정에서 중요한 개념과 방향을 빠르게 정리하고 공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누군가의 아이디어가 다른 사람의 생각 위에 덧붙여지며, 다양한 주체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입니다. 공유를 통해 다양성을 창출하는 것이 그 핵심입니다. 

두 번째는 확장입니다. 하나의 완벽한 정답을 찾는 대신, 다양한 조합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끝없이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디자인 자체가 단순하고 직관적이어야 합니다. 복잡한 구조는 이해하기 어렵고 확장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단순함이야말로 무한한 확장성의 출발점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가치는 참여입니다. 진정한 참여는 결과물만 보여줄 때가 아니라, 과정을 드러낼 때 가능합니다. 디자인이 어떤 배경에서, 어떤 실험과 대화 속에서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면, 그 과정에 공감한 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협업을 넘어, 함께 방향을 만들어가는 문화로 이어집니다.

클리오디자인은 이러한 공유, 확장, 참여의 철학을, 실제 프로젝트에 녹여내고 있습니다. 바로 ‘MULE(뮬)’ 프로젝트입니다.

‘MULE(뮬)’은 단일 제품을 의미하는 이름이 아닙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고안된 오픈 플랫폼으로서의 디자인 개념입니다. 오늘날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은 대기업에게는 전략적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소규모 기업에게는 개발부터 생산, 유통까지 진입장벽이 높아 쉽게 뛰어들 수 없는 이중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클리오디자인은 이 딜레마를 깊이 인식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고자 했습니다. ‘뮬’은 클리오디자인이 “로우테크-롱스테이”로 정의한 우리만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방법입니다.

04_Designing the Language of MULE
뮬의 디자인 언어가 만들어지기까지

MULE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의 핵심은 바로 소재의 선택과 구조의 단순화에 있습니다. 단순히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넘어, 실제로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재활용 소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소재 자체가 성형이나 가공이 쉬워야 하고, 표면이 다소 거칠더라도 조립이 용이하고 구조적 강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부품이 모듈 단위로 교체 가능해야 하며, 다양한 목적에 따라 쉽게 조립과 분해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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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MULE은 모든 조립 구조가 직선과 평면 위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복잡한 곡면 대신, 네모와 동그라미 같은 기본 도형을 바탕으로 한 단순한 형태를 추구함으로써, 구조적인 단계부터 전혀 새로운 디자인 접근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기존의 자동차는 곡면 중심의 스타일링과 정교한 표면 처리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왔습니다. 하지만 MULE은 그와 반대로, 평면과 직선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구조 그 자체가 곧 디자인이 됩니다. 외형을 먼저 만들고 내부를 채우는 방식이 아니라, 내부 구조를 먼저 완성한 뒤 필요한 요소들을 덧붙이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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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스케치 단계에서 디자이너들은 철제 프로파일을 뼈대로 사용해 실제 공간의 크기와 구조를 조성했고, 직접 탑승해 보며 사용자 관점에서의 공간감을 체험했습니다. 또한 평면 종이보드를 오려 붙이는 방식으로 디자인 방향을 탐색했으며, 그렇게 제작한 모형을 실제 차량 옆에 세워두고 실물 크기의 맥락에서 디자인을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화면 속 이미지로 형태를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 검증하는 조형 실험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MULE은 재활용 소재가 지닌 고유한 컬러와 거친 질감을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구조 자체가 외형의 일부가 되는 새로운 미학을 제안합니다.

05_Expansion Through Simplicity
단순함을 통한 확장

이처럼 단순화된 프레임 구조만으로도 기본적인 주행 기능과 안정성은 충분히 확보 됩니다. 특별한 장식을 더하지 않더라도, 단순한 구조만으로도, “그냥 타고, 그냥 가는” 모빌리티로서의 본질적 기능은 충족됩니다. 이 기본 구조 위에 필요한 기능을 모듈 형태로 추가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문, 지붕, 유리, 짐칸 등을 선택적으로 조립할 수 있으며, 디자인의 얼굴(전면부)조차도 필요할 때 나중에 추가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집니다.

이 모든 구조의 전제는 바로 ‘단순함’입니다. 디자인이 단순해야 모듈 간의 조합이 쉬워지고, 조합이 쉬우면 새로운 기능을 덧붙이거나 수정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심지어 사용자가 직접 원하는 부품이나 구조를 만들어 직접 붙이는 것도 어렵지 않게 됩니다. 결국 MULE이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구조가 얼마나 강력한 확장성과 유연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입니다. 이는 단순히 디자인 언어의 선택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구조적 전략입니다.

06_Finding Purpose Through Exhibition
용도를 찾아가는 전시 여정

MULE 프로젝트는 디자인 과정에서 전시를 통해 외부와 교류하며 진화해왔습니다.

디자인이 구체화된 이후, MULE은 먼저 소형 스케일의 3D 프린팅 모델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모델은 세계적인 건축가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의 큐레이션 아래, 스페인의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린 전시 'Motion. Autos, Art, Architecture'에 참여하였습니다. 이 전시는 자동차의 예술적 측면을 조명하며, 회화, 조각, 건축, 사진, 영화 등 다양한 예술 분야와의 연계를 탐구하는 전시로, MULE은 미래 모빌리티의 비전을 제시하는 작품으로 소개되었습니다.

2022년에는 실제 크기의 실물 목업(mock-up)이 제작되어, '하우스비전 코리아(House Vision Korea)' 전시에 참여하였습니다. 이 전시는 "새로운 농업기술로 지역 커뮤니티를 재생하자"는 취지 아래, 유명 건축가와 스마트팜 기업이 협업하여 미래 농업과 주거 생활의 변화를 실제 건축 공간으로 보여주는 독특한 전시였습니다. 이 공간의 한편에 MULE이 함께 전시되며, 지역성과 기술, 디자인이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MULE은 국내 최대 디자인 축제인 '서울디자인페스티벌(Seoul Design Festival)'에도 참여하였습니다. 이 전시에서는 많은 관람객이 MULE의 디자인 철학과 구조적 개념에 깊은 공감을 표했으며, 디자이너들은 직접 현장에서 피드백을 받고, 관람객과 소통하며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MULE의 여정은 완성된 결과물을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라, 디자인 과정 자체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통해 발전해 나가는 열린 실험장이기도 했습니다. 디자인이 어떤 배경에서 출발했고, 어떤 실험과 고민을 거쳐 지금의 형태에 이르렀는지를 소통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여정에 공감한 이들이 자연스럽게 참여자이자 공동 창작자로 연결됩니다. 이러한 방식은 일방적 결과 전달을 넘어서, 함께 방향을 설정하고 문화로 확장되는 참여 기반의 디자인 생태계를 만들어갑니다. 그 과정 하나하나가, MULE이 추구하는 오픈 디자인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습니다.

07_2025 Seoul Mobility Show
2025 서울 모빌리티 쇼

클리오디자인은 2025년 서울모빌리티쇼에 전시 참가 기업이자 포럼 발표 기업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이번 전시는 클리오디자인이 모빌리티 디자인 분야에서 쌓아온 전문성을 선보이고, 지속 가능성과 모듈화를 기반으로 한 MULE 프로젝트의 철학과 비전을 널리 알리는 자리였습니다. 업계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목적을 두었으며, 새로운 파트너들과의 협업 기회를 창출했습니다.

2025 서울 모빌리티 쇼에는 총 4대의 MULE 모델이 소개되었습니다. 모두 주행이 가능한 러너블(runnable) 모델로 목업-프로토타입이 하이브리드로 결합된 형태의 모델입니다.

4B

(4 Wheel Bike)

MC

(Micro Cargo)

ST

(Standard Truck)

UTV

(Utility Terrain Vehicle)

4B (4Wheel Bike) - 4륜 페달릭 전기자전거

4B는 유럽 시장을 겨냥한 4륜 전기자전거형 모빌리티로, 자전거의 법적 기준 내에서 운행이 가능한 Pedelec(페달 어시스트) 방식입니다. 사용자가 페달을 밟는 힘을 감지해 전기 모터가 작동하며, 최고 속도는 25km/h입니다. 좁은 골목이나 도시 환경에서도 기동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가벼운 프레임 구조와 콤팩트한 크기로 누구나 쉽게 운전할 수 있습니다. 개인 이동 수단으로 적합할 뿐만 아니라, 소형 물류 운송 및 배달 업무에도 유용한 활용도 높은 모빌리티입니다.

MC (Micro Cargo) - 4륜 전동 카고 스쿠터

MC는 산업단지, 물류 공장, 캠퍼스, 관광지 등 제한된 공간 내에서의 실용성을 극대화한 4륜 경량 전기 스쿠터입니다. 주행 속도는 최대 30km/h이며, 페달이 필요 없는 완전 전동 방식입니다. 모듈형 적재함 설계를 적용해 박스 교체가 가능하며, 운송에서 청소, 시설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좁은 회전 반경과 짧은 휠베이스를 갖추고 있어, 제한구역 내 라스트마일 운송을 위한 다목적 플랫폼으로 적합합니다.

ST (Standard Truck) - 스탠다드 트럭

ST는 MULE 시리즈의 기본형 트럭입니다. 오픈 프레임을 기반으로한 초소형 전기 플랫폼 위에 탑승 공간과 짐칸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어, 용도와 사용자 요구에 따라 맞춤형으로 변형 가능한 최적의 구조를 제공합니다. 모듈을 덧붙이고 제거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용도에 대응 가능하며, 디자인과 구조가 단순화되어 유지보수와 사용자 조작이 모두 용이합니다. 물류, 배달, 공공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며, 초기 진입 장벽이 낮은 다목적 전기 트럭 플랫폼입니다.

UTV (Utility Terrain Vehicle) – 다기능 다목적 트럭

UTV는 험로 주행과 야외 작업에 최적화된 4륜 구동 유틸리티 차량으로, 농업, 산림, 건설, 레저 등 다양한 오프로드 환경을 고려해 설계되었습니다. MULE 시리즈의 다른 모델들과 동일한 프레임 및 부품 규격을 공유하며, 대형 모듈이나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적재 확장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기본 2인승 구조로 설계되어 있으며, 상황에 따라 적재함, 도구 거치대, 보조석 등 다양한 장비를 조립·교체할 수 있는 구조적 유연성을 지닙니다. 도시 외곽과 자연 지형에서도 안정적인 주행과 실용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플랫폼입니다.

머물고 싶은 미래

서울모빌리티쇼는 전통적으로 고성능, 첨단 기술 중심의 전시가 중심이 되지만, 클리오디자인은 이와는 결이 다른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우리가 제안한 것은 빠르고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단순하지만 오래 머물 수 있는 기술’, ‘복잡성보다 유연성을 택하는 디자인’ 이었습니다. 이러한 ‘로우테크–롱스테이’ 비전은 다소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오히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지속가능성과 공동체 문제에 더 본질적인 해답이 될 수 있음을 제시했습니다.

뮬이 만드는 생태계

MULE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여러 제품들이 큰 생태계를 만든다는 점입니다. MULE은 모델이 늘어날수록 그 자체로 더 강력한 구조를 형성합니다. 왜냐하면, MULE은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고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기반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모델이 많아질수록 각기 다른 용도와 기능을 가진 MULE들이 자원, 부품, 에너지 등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조성되며, 이러한 연결은 단순한 확장을 넘어, 오픈 프로세스의 순환 구조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생태계의 토대가 됩니다.

OUR PARTNERSHIP

클리오디자인은 독립된 디자인 회사로서, 단순히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형태와 기능을 갖춘 제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직접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쉽지 않지만, ‘공유–확장–참여’라는 오픈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며 협업 생태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특히, 순환 체계를 고려한 실제 생산 공법을 통해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부품을 개발하고, 마이크로 모빌리티 수요가 높은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도 준비 중입니다. MULE은 이제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확장 가능한 디자인 생태계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다양한 지역과 산업, 그리고 사용자의 니즈에 따라 로컬 버전의 MULE을 공동 설계하고 구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자체, 중소기업,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연결을 더욱 확대하고 있으며, 일회성 전시나 개발이 아닌, 실제 제품화 가능한 구조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MULE은 완성된 하나의 자동차가 아니라, 여러 주체가 함께 조립하고 확장하는 오픈 플랫폼이며, 각 파트너는 자신의 기술을 모듈로 제공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생산으로, 생산은 연결로, 연결은 생태계로 이어지는 이 구조는, 앞으로의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새로운 모습이 될 것입니다.

전시 모델제작 | 대진테크(주)

모빌리티 설계 R&D | 부퍼탈(Wuppertal) 대학, 다인 ENC, 형제파트너, 태산솔루션즈, 이랩

모빌리티 제작 R&D | IGUS, HL만도 SPM팀

전시 부스 시공 | 어바웃디앤피

08_The Last Legacy from the Lost Planet
잃어버린 행성의 마지막 유산

세상의 끝에서 시작된 여행. 이름 없는 시간여행자.

처음 발을 디딘 곳은 먼 미래였다. 도시는 사라졌고, 땅은 버려진 금속과 고무의 무덤이 되어 있었다. 그곳에서 MULE이라는 이름의 전설적인 모빌리티가 남긴 마지막 기록을 손에 넣는다. 그것은 단순한 차량이 아니었다.

 

MULE은 하나의 완성된 기계가 아니라, 기억을 담는 모듈, 감정을 반응하는 인터페이스, 경로를 학습하는 센서 등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유닛들이 조합되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생명체 같은 존재였다. 필요에 따라 변형되고 진화하는 그 구조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시대와 사람의 흔적을 기억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동반자로 설계되었다.

하지만 그것을 움직이게 하고, 동시에 어둠 속 길을 밝혀주던 ‘심장’—탈부착 가능한 헤드램프 모듈, 일명 ‘에테르 코어’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이 코어는 MULE의 전력을 분산하고 감각을 조율하는 중심이자, 분리되었을 땐 여행자 앞을 밝히는 유일한 등불이 되었다. 그것 없이는 MULE은 방향을 잃고, 시간여행자는 어둠 속을 헤맬 수밖에 없었다.

시간여행자는 중얼거리며, 시간의 틈을 열었다. 도착지는 21세기 후반 로봇이 지배하는 인류의 혼돈기.

그는 로봇들이 중개하는 부품상가에서 일부 파편을 발견한다. 뒷골목을 누비며, 설계도를 되짚고, 남겨진 정비공의 기록을 해독한다.

 

총괄 디렉팅 | 이근

디자인 총괄 | 김승우

전략 기획 | 윤정채

모빌리티 디자인 개발 | 이근, 연재섭

모빌리티 설계 제작 | 황선웅, 연재섭, 이지은

전시 기획 운영 | 정현영, 이태현

전시 영상 제작 | 윤정채, 구자민, 이태현,

                              류근하, 최서윤, 김원중

전시 일러스트 제작 | 하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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